벌써 작년인가.

시집을 모으기로 결심하고는,

몇 권인가는 부지런히 사고,

몇 권인가는 선물로 받았다. 

또 몇 권은 부지런히 들춰보기도 했다. 아주 몇 권....




쌓여가는 시집을 바라보고만 있자니

죄를 짓는 것 같아서

모여서 시를 읽는 #트레바리 #시밤에도 나가기 시작했다. 


둘러보니 온통 시 세상이다. 


그런데도 감사할 줄 모르고 지내다가,

시밤 1901 첫번째 모임에 읽을 장석주 시인의 신간을 기다리다가,


#예스24에서 보고야 말았다. 

무려 < 문학동네 시인선 스티커 세트 >


순간 나도 모르게 상스러운 말이...튀어나왔다. 좋아서 내뱉는 감탄사였다.

이건, 살 수 밖에 없잖아?!!!!!!!!!!!!!!!!

예스 포인트는 이럴 때를 위해 존재하는 거다.





문학동네시인선 111 이현호 시집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문학동네시인선 116 장석주 시집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와 문학동네시인선스티커세트와

사실 별로 필요 없는 2019 캘린더 등등

장바구니에 쏙쏙 넣어 주문 클릭.




예스24의 예스베리굿즈

한때는 부지런히 모았다. 사실 문학 쪽에 걸리는 굿즈는 많이...

한때는 예쁜 쓰레기라고도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문학동네시인선스티커세트는 뭐랄까. 

116권까지 나온 시집을 '올 클리어' 하겠다는 전투력을 상승시키는.

마케팅이라고 하기에는 충실한 독자를 위한 선물 같....

멈추지 말아주세요. 또 만들어 주세요.




그리하여 나는 스티커를 완성했다.


36권... 생각보다 너무 적게 모았다는 자책 아닌 자책을 하고 있는 중. 

예스24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중....


올해는 충실히 모으고, 충실히 읽어나가는 것으로.










아침 기온 -10도. 한파를 뚫고 가기에는 컨디션 난조였다. 

일을 끝내고 난 후에도 피곤을 가장한 게으름으로 드러누울뻔했지만,

결국 느지막이 남산에 올랐다. 


몇 개월 내내 가보자고 마음만 먹던 샛길이 있었는데, 

오늘은 방향을 틀어 그리로 올라갔더니, 

남산 둘레길로는 두 시간은 족히 걸릴 남산 타워를

20분 만에 갈 수 있는 지름길이었다.........!


왜 이런 길을 이제 알았냐며 엄마와 아웅다웅. 

힙업이 제대로 될 것이라며 가파른 계단을 쉼 없이 올라갔더니,


드디어 남산 타워가 눈앞에. 

그리고 마주한 풍경. 




개인적으로 큰 이슈가 있었던 하루였는데, 

위로가 됐다. 

오늘 있었던 일 모두가 그저 견뎌낼 만한 것이었다고, 

믿어버리게 됐다. 


누군가 힘들다고 말하면,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는 대신

손잡고 이곳에 올라와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친구들은 하나같이 힘들다 하는데,

누굴 먼저 데려와야 하나.  










미세먼지 때문에 하루 건너뛰고 나간 남산 둘레길.


"이것이 개나리인가 보다"하고,

어둠 속에서 앙상한 나뭇가지 끝을 더듬으며 엄마가 말하고,

나는 머릿속으로 봄 한가운데의 남산을 그려보며 걸었다. 

 

그렇게 봄을 세어가며 기다리는 일 마저도 즐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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