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간다. 

셀프인테리어 하기로 했다. 


이사갈 집이 비어있으니, 우선 페인트를 바르기로 한다. 한다, 한다, 한다 하고 한 달이 지났다. 



< 셀프페인트 컬러 선정, 한 달간의 짧은 기록 >



1. 여기저기 눈품 팔아 팬톤 페인트가 무난하다는 결과를 얻음. 나름 공부한 게 있어 팬톤 자체가 친숙함


2. 그러다가 언니가 추천한 벤자민 무어 매장에 상담을 갔다. 너무너무 친절함! 컬러만 정했다면 당장 구입했을텐데. 

가기 전에 전체 인테리어 컬러를 그레이 톤앤톤으로 결정하고 갔지만, 어머 얘들아 해도해도 너무 많다....




3. 결국 결정을 못하고 집에 돌아와 밤마다 컬러 차트를 뒤적임. 

벤자민 무어는 인터넷으로 컬러 차트 보기가 좀 불편하다...컬러 비교가 좀 어렵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4,000여가지 컬러의 압박. 선택지가 너무 많아 더 힘들었다. 


4. 그즈음 외국 사는 친구가 자기 인테리어 할 때 참고했다고 사이트를 알려줌. apartmenttherapy.com


5. 그러다 녹색에 급 빠져서 그린을 찾는데 팬톤 페인트는 컬러 비교가 잘됨. 

자기가 고른 색 다섯 가지 정도를 비교할 수 있다.


6. 아직 끊나지 않은 컬러 찾기. 매일 눈이 아파 눈물이 남. 언니 왈, "내 눈엔 다 똑같은데? 너무 알아도 병이다 병"

아, 괜히 미술했나봐...............


7. 일단 컬러 찾기 포기. 실크 벽지에는 프라이머를 발라야 한다고 해서 이것저것 페인트 부자재와 프라이머 4L 구입. 구입만 해놓음. 


그리고...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그리고 여태 이 짓을....







바탕 화면에 수북히 쌓이도록 캡쳐의 세계로 나아간다. 이쯤되니 선택 장애인가, 컬러에 대한 고집인가. 나란 사람이 무척 궁금해짐. 


그리고 생각한다. 


아, 나는 왜 이렇게 피곤한가.


아, 이런 정성으로 공부를 했다면

 

그리고, 내가 원하는 녹색은 정녕 무엇인가!


푸른 빛이 과하게 돌지 않고, 쨍하지도 않으며, 명도가 낮아서 탁한 것은 싫고, 그러면서도 채도가 너무 높아 가볍지 않았으면 좋겠고,

집 전체의 포인트가 될 만한고, 심혈을 기울여 고른 회색들과 어울릴 그러한 녹색


.

.

.

인고의 시간 끝에 컬러를 정했다. Shady Glade!

이사갈 날이 코앞으로 다가오니 똥줄이 타서 골라야만 했다. 


오늘에서야 주문 완료하고 달뜬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컴온요!


오늘의 교훈 : 인생은 벼락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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