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고 말할 정도로 많이 읽어본 적 없는 시알못이지만,
시집을 읽다가 주저앉아 울어본 적은 몇 번인가 있다.
그러므로 시집을 모으는 데 그럴듯한 핑계가 생긴 셈이다.
집에 시집은 몇 권 되지 않는데 우연찮게 모두 문학동네 시인선이다.
지하철을 오가며 몇 번 광고를 본 적이 있는데, 시집이 참 예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컬러컬러해!
한 번 보고, 두 번 보니,
나도 모르게 광고가 머리 속에 박혔나.
사고 보니 또 문학동네 시인선. 난 시인을 보고 산 것인데요.......
그러다보니 욕심이 생겼다.
마침 이사를 가니,
마침 이사하는 집 거실에 조그만 붙박이 책장이 있으니,
마침 생일이고 하니,
마침 시집도 너무 예쁘고 하니,
시집을 모아보자.
그렇게 도착한 지나씨의 선물. 시인선 리스트 중 내가 가진 시집들은 빼고 골라서 보내달라 했더니 이렇게 보내줬다.
선물하는 사람의 취향을 보게 되어 더 좋은 듯. 아무튼 고맙습니다.
시를 휘리릭 빨리 읽을 수는 없으니 천천히 공들여 있을게에.
요즘 계속 마음에 품고 있는 시. 동진DJ의 푸른밤에 사연까지 보낸 시인데,
한동안 누군가의 가족으로서의 나를 반성케 하는 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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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메시지
-이문재
형, 백만 원 부쳤어.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야.
나쁜 데 써도 돼.
형은 우리나라 최고의 시인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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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계속 울기 위해 시집을 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