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타워를 찍은 어제부로, 걷기 코스를 바꾸었다. 


가파르고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하는 코스지만,

그만큼 운동 다운 운동을 하는 느낌이 든다.


새로운 코스가 마음에 들었는지, 

별안간 엄마 마음에 바람이 불었다. 


-우리 이제 이렇게 해보자.

-뭘?

-마주치는 사람한테 인사하기.

-난 외국 나가면 그러는데, 한국에선 뭔가 겸연쩍어.

-엄만, 앞으로 그렇게 할 거야. 인사할 거야. 마주치는 사람마다.


그러고는 대여섯 명을 길에서 마주쳤다.

엄마는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넸다. 

나도 뒤따라가며 조금 더 작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갑작스러운 안부 인사가 부담스럽다는 듯 눈도 마주치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

가볍게 목례로 인사를 해주는 사람.

"안녕하세요"라고 답해주는 사람이 우리를 지나쳤다. 


-저 사람들도 아침에 인사받는 게 어색한 거야. 익숙해지면 괜찮을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정작 산을 내려올 때는 인사를 하지 않는 거다.


-엄마, 왜 인사 안 해.

-까먹었어.


돌아오지 않는 대답에 엄마도 민망했나 싶었다. 


그러다가 집 근처 와서는,

슈퍼 문을 여는 직원에게 별안간 큰소리로 안부를 건네는 것이다.

직원이 당황한 듯(표정 어쩔....) 고개를 돌리며 얼떨결에 인사를 받는다.


-인사를 뭘 그렇게 크게 해. 

-수그리고 있어서 못 들을까 봐.

-동네 사람들 다 깨우겠네.


오늘 엄마가 안부를 건넨 사람들은 안녕한 하루를 보냈을까. 


앞으로도 엄마의 인사하기는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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